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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을 걸었지
걷고 또 걸었지
오랜 시간 걷고 또 걸었지
가끔은 급한 마음에 뛰기도 했었지
이 길은 언젠가 따뜻한 햇살을 내게 비추며
이젠 고생했으니 안 뛰어도 된다고,
이젠 그냥 천천히 걷기만 하면 된다고
걱정 없이 그저 걷기만 하면 된다고
그렇게 위로해줄 줄 알았지
하지만 길은 뫼비우스의 띠처럼
돌고 돌아 또 처음 그 자리로 나를 이끌었지
또 끝없이 너의 뒷모습을 보며
길을 걸었지
걷고 또 걸었지
오랜 시간 걷고 또 걸었지
가끔은 급한 마음에 뛰기도 했었지
한 번만 제대로 물어봤었더라면
제대로 알 수 있었을 거라는 말이 떠올라
너의 이름을 크게 불러 보았지만
너는 대답이 없었지
처음 이 끝나지 않을 길을 걸을 동안,
그 길을 돌고 돌아 다시 처음 그 자리로 돌아올 동안
주변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
네 마음은 어느새 바뀌었나 보다
그렇기에 널 불렀던 나의 목소리는
갈 곳 잃은 소리인 것 마냥 허공을 때리고
산산조각 부서져 사라졌지
힘 없이 터덜터덜 길을 걸었지
걷고 또 걸었지
오랜 시간 걷고 또 걸었지
가끔은 마음이 급해 뛰기도 했었지
서툰 마음에 혹시 잘못되어
소중한 것을 영영 잃게 될까 봐
한 마디 전할 용기가 없어
그저 말없이 걷고 또 걸었지
오랜 시간 걷고 또 걸었지
- Le mardi. 22. octobre. 201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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