헤어짐이 힘들고 괴롭고 아픈 이유는
누군가와 함께했던 오랜 시간들이 나의 시간 속에서 도려져 나가 그만큼의 공허함이 생기기 때문은 아닐까.
그 시간이 길수록 자신의 청춘의 시간이 뚝뚝 잘려나가 사라지는 것이니까

근데 웃긴건 잘려나간 그 자리가 공허한데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.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공허한거지.

그 잘려나간 표면들이 새살이 나면서 좋았던 기억으로만 딱지가 앉아 간지럽지만 긁지는 못하는
그런 불편한 시간들이 반복되는데 그 시간이 언제까지인지는 몰라, 아물때까지 자꾸 어느 한 구석에서 야금야금 괴롭힐 뿐이야.

약해져버린 그 자리에 새로운 세포가 자라고 근육이 자라고 살덩이가 다시 원래대로 차오를 때,
그 때는 아마 흉터가 남아도 통증은 없지 않을까.


그제서야 웃으며 흉터를 바라볼 수 있겠지.

- yellowkid

Le jeudi. 27. juin. 2019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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